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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심리학

[발달심리학 11] 동물행동학적 관점에서의 발달심리학

by 도시운 2024. 8. 9.

동물행동학적 및 진화론적 관점

행동주의자인 John Watson은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동시대의 다른 뛰어난 학자들, 특히 Mold Gesell(1880~1961)이 인간 발달을 주로 생물학적 성숙의 문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Gesell(1933)은 아이들이 식물처럼 자기 유전자에 새겨진 시간표에 따라 자연스럽게 성장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부모의 양육 방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날의 발달학자들은 Gesell의 극단적 주장을 대부분 거부하지만, 생물학적 영향이 인간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러한 견해는 동물행동학, 즉 행동의 진화론적 근거 및 진화적 반응이 종의 생존과 발달에 기여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 잘 드러납니다(Archer, 1992). 이런 학문의 뿌리는 Charles Darwin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 동물행동학은 Konrad Lorenz와 Niko Tinbergen의 연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들은 동물연구에서 진화 과정과 적응 행동 간의 중요한 관련성을 밝혀냈습니다(Dewsbury, 1992). 이제 전통적인 동물행동학의 주요 가정들과 그것이 인간 발달해 주는 시사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화론적, 동물행동학적 관점

전통적 동물행동학의 가정들

동물행동학자들은 모든 동물 종의 구성원들이 다수의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램된 행동"을 갖고 태어난다고 가정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두가지로 설명되는데 첫째로 진화의 산물이며, 둘째로 생존에 기여하는 적응적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새 종은 어미를 따르기(각인), 둥지 만들기, 노래하기 같은 본능적 행동을 생물학적으로 준비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행동들은 다윈식 자연도태 과정을 통해 진화했다고 생각됩니다. 진화 과정에서 이러한 적응 행동에 관련된 유전자를 가진 새들은 그렇지 않은 새들보다 더 잘 살아남게하고, 자손에게 유전자를 전달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동물행동학자들은 종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며, 종의 개체들을 비슷한 발달 경로로 이끄는 선천적이거나 본능적인 반응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러한 적응 행동은 자연환경에서 가장 잘 관찰되고 이해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Hinde, 1989).

 

동물행동학과 인간 발달

생존을 촉진하는 본능적 반응은 동물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도 이러한 행동을 보일까요? 인간 행동이 미리 프로그램된 반응이라면, 이는 인간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John Bowlby(1969) 같은 인간 동물행동학자들은 아동들이 미리 프로그램된 다양한 행동을 보이며, 이러한 반응들이 개인의 생존과 정상적인 발달을 돕는 특정 경험을 촉진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 영아의 울음은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램된 "고통 신호"로, 돌보는 사람의 주의를 끕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영아가 고통을 큰 소리로 알리도록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돌보는 사람도 그 신호에 반응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익숙해졌다고 믿습니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인간 발달의 생물학적 기초를 무시하는 학습 이론가들을 비판하면서도, 학습 없이는 발달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영아의 울음은 정서 애착을 촉진하는 생래적인 신호일 수 있지만, 정서 애착이 자동으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영아는 특정 인물에 정서적으로 애착하기 전에 친숙한 얼굴을 낯선 얼굴과 구별하는 법을 학습해야 합니다. 반면, 양육자가 생활 스트레스로 인해 무관심하거나 태만하다면, 영아의 울음은 양육자와의 접촉을 촉진하지 못합니다. 이런 영아는 양육자에 대한 안정 애착을 형성하지 못하고, 이후 타인에 대해 더 부끄러워하고 정서적으로 무 반응적일 수 있습니다(Ainsworth, 1979; 1989).

 

초기 경험의 중요성

동물행동학자들은 생의 초기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들은 발달의 많은 속성에 대해 "결정기(critical period)"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결정기는 발달 중인 유기체가 적응적 발달 패턴을 보이기에 최적인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동일한 환경적 사건이나 영향이 지속적인 효과를 갖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동물행동학자들은 생의 초기 3년 동안이 인간의 사회적·정서적 반응성 발달에 대한 민감키라고 믿습니다(Bowlby, 1973). 이 기간에 정서적 유대를 형성할 기회가 적다면, 이후 생애에서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행동학자들은 인간이 경험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생물학적으로도 프로그램된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선천적 특성들이 인간의 학습 경험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